자퇴한 고대생.....

자유발언 조회 수 6703 추천 수 0 2010.03.11 09:05:50
http://www.koreapas.net/bbs/view.php?id=freebbs&&no=136078

갑자기 욕지기가 납니다. 사는 세상이 너무 더럽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나라가 싫습니다. 예전부터 그랬습니다.이유는 하나입니다. 룰Rule이 없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 성실한 사람, 착한 사람이 그 댓가를 정당하게 누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최소한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칩니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며 선생님들도 떠듭니다.

그런데 막상, 이 사회를 지켜보면 그 반대로 모든 것이 작동합니다.

옆에서 누군가가 그럽니다.

"원래 그런 것이다. 그런 줄 몰랐냐. 그게 세상의 법칙이다."


심지어 이렇게 말합니다.

"혼자서 고집 피워봐야 너만 손해다.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냐. 원래 다 그렇게 사는 것이다."


이런 말도 들립니다.

"남들 다 안 지키는데 너 혼자 지킨다고 세상이 달라지냐."


저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위의 말들이 정말 체질적으로 안 맞는 사람들.

2킬로미터를 한 줄로 서서 차례대로 차들이 한강다리로 진입하는 램프를 올라갑니다. 누군가가 옆으로 달려가다가 슬그머니 방향지시등을 켜고 앞에서 새치기를 합니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해 봅시다. "그거 지켜봐야 너만 병신이야." 그렇다면 그 곳에 서 있던 모든 차들이 한꺼번에 새치기 하겠다고 덤비면 어떻게 됩니까. 학교에서 규칙은 뭐하러 가르치고, 바른생활은 뭐하러 가르칩니까. 어차피 배운대로 하면 바보 내지는 병신 취급을 받는데 뭐하러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가르칩니까.


그 시점에 패배주의가 끼어 듭니다.

"그래 맞아, 네 말 다 맞아. 그런데,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나? 혼자 무슨 원칙을 지킨답시고. 그건 오지랍이야."



지금의 위정자들은 '기초질서확립'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앞세워 우리들보고 오른쪽으로 걸어다녀라, 차선을 지켜라, 신호를 지켜라, 밤에 몰려나와 촛불들고 소리 지르지 마라, 여러명 모였을 때 마스크 쓰고 얼굴 가리지 마라, 인터넷에서 불만 이야기 하지 마라.... 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더 큰 차원에서의 규칙 - 판검사 돈으로 매수하지 마라, 규칙은 누구나 다 평등하게 지켜야 한다, 애 쓰는 사람의 파이가 더 커야 한다, 어디 집값 오른다고 돈 집어넣어 거저 먹으려고 들지마라, 남들과 약속했으면 지켜라 등 - 을 그들은 지키지 않습니다.

이런 큰 그림에서의 원칙을 우리는 '상식'이라고 부릅니다. 혹은 '원칙'이라고도 부릅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까지, 제가 노래처럼 부르던 소리는 "돈 벌어 이민가세~" 였습니다. 그 이후 10년 동안은 그런 말을 안 했습니다. 무엇인가 좀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오지랍을 나만 가진 것이 아니라, 꽤 많은 남들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좀 바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다시 절망합니다. 위에 링크를 걸어드린 이야기를 다시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다시 절망합니다. 절망하고 또 절망합니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라는 말은 거기서 나온 것입니다. 죽어버린 누구의 수사rehtoric이 아니라 살아 온 과정에서 아픔을 겪은 이의, 우리의 생각입니다.

네가 안 지키니 나도 안 지키겠다, 라고 하면 그 순간부터 그곳은 정글이 되고 맙니다. 정글에는 짐승들이 삽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곳이 좀 '사람사는 세상' 다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역시 누구의 수사가 아닌, 우리가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위 고려대학생의 말은, 우리가 언제나 마음 속 한 구석에 생각하고 있는 바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닙니다.

사회학 실험에서 일정 공간안에 정도 이상의 쥐들이 살게 되면 그들 중 일부는 무리를 이루어 그 공간을 떠납니다. 그 탈출구를 막으면 서로 잡아먹는 일이 벌어집니다.

준비를 해서 떠나렵니다. 잡아 먹히기도 싫고, 누군가를 잡아 먹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고대생이 대학을 거부하듯, 저 역시 이 사회를 거부합니다. 저는 사람이고, 정글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정글의 법칙을 두고 "원래 세상이 다 그런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것"이라고 강변하는 소리를 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뱀발 하나. 그래서... 죽어 버린 어느 정치인 하나가 사랑스럽다는 말을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벰빌 들. 그 고대생을 보며 '그래서, 자퇴하면 그 다음엔 어떻게 먹고 살래?'라고 묻는 이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옆으로 누인 대롱에서 자란 벼룩은 세상의 높이가 그대로 대롱의 직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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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쟤 흙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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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0'

연우아빠

2010.03.11 11:48:42
*.178.101.195

남들 다 안 지키는데 내가 지켜 나가면 아주 조금식 세상은 바뀌어 가는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 온 세상처럼...

한번쯤 하늘을 보세요!!!

파란 하늘이 당신을 보고 있잖아요

ㅎㅎㅎ

토씨

2010.03.11 14:39:30
*.136.121.10

김예슬 씨가 대자보에 쓴

한 문장 한 문장이 송곳이더군요.

profile

바람나무

2010.03.11 19:10:57
*.152.88.81

맞는 말씀이십니다. 동의 합니다.

ego

2010.03.12 15:41:18
*.65.31.2

그 송곳이 지금 세상을 찔러주고 윗대들 찔러주면 좋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 후회로, 본인 자신을 찌르지 않을지..

대한민국에 워낙 기대가 읎어놔서

길 꼭 찾으세요~ 힘내세요~' 만도 몬하겠고..

마음 아프고 암울하네요.  에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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