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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에 동참하여, 아니 휩쓸려, 스마트폰을 질렀다.
넓은 모니터 놔두고, 아무리 넓어봐야 손바닥만한 핸폰화면으로,
갑자기 굵게 느껴지기 시작한 내 손가락으로 글자를 찍고 있다.
이젠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절도 더이상 첨단이 되지 못하고 촌스러워 진 것 같다. 글자를 터치하고 찍는다.
아마 당분간은 재밌게 놀 것이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익숙해질 것이고,
조금 더 지나면, 소유하고 있어도 행복하진 않지만, 없으면 불행하게 느껴질 것이다.
없어도 불편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사소한 것의 부재에도 불편함과 불만족 지수가 늘어날 것이다.
소유와 관련된 반문명적, 치유적 테제를 일깨워줬던 대표적인 스승님은 에릭 프롬과 법정스님이셨다.
법정스님께서 입적하셨다. 그리고 나는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스마트폰을 질렀다.
무소유와 궁상의 경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무소유하는 동안, 다른 종교인들, 다른 또래들은 세상을 선도하고 장악하고 있다고 느껴져 행복하지 않았다.
소유하려하고,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그다지 불행해보이지도 않았다.
무소유 이외에 내가 추구하고 싶었던 다른 가치들을 어떻게 추동해나갈 수 있을지 무기력한 순간들도 많았다.
물론 핑계일 뿐이다. 붓다는 삼의일발 탁발정신으로 성공적인 교단을 꾸리고 교세를 확장시키셨다.
지름신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는 내 혼탁한 정신을 정당화할 근거는 전혀 못된다.
법정스님이나 에릭프롬만큼 사회적 자산과 덕망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무소유란, 가진 것 없고, 가질 수 없는, 그저그런 평민의 초라한 삶을 위무하고 자위하는 염세적 논리일 뿐이었다.
그래서 법정스님의 책도, 에릭 프롬의 책도 더 이상 손대지 않은 채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하지만, 그 분들의 가르침이 뒷받침되어서 젊은 한때의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좀 끔찍하다.
그래서 마음속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전해질 방법은 없지만

자기 한탄입니까? 책망입니까? 연민입니까? 혹은 셋 다? ^^
법정스님께서 '무소유'를 말하셨다지만, 제 생각엔 사람들 모두 무소유를 하겠다고 나섰다면 아마 말리셨을 거라고 봅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는 '올바른 소유'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드리고 싶은 말은, 그 스마트 폰, 올바른 소유로써 잘 사용하세요. 그러면 되지 않겠습니까^^